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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80호 2009년 11월 (2009-11-19)

관악캠퍼스 새롭게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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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0, 80년대에는 관악캠퍼스가 너무 획일적인 인상을 준다는 비판이 있었던 데에 반해 90년대 이후에는 캠퍼스가 무질서한 구성을 보인다는 비판이 많았습니다. 관악캠퍼스가 조성될 때에는 엄격히 조직된 마스터플랜이 있었던 반면, 90년대 이후에는 전체 캠퍼스 환경을 조율하는 시스템이 약화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의 시대상황이 고스란히 우리 캠퍼스에 투영돼 있어 캠퍼스 자체가 우리 현대사를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해외의 저명한 건축가들이 우리 학교에 방문하면 관악산의 아름다움과 캠퍼스의 규모에 놀랍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음대와 미대, 환경대학원, BK연구동 등 서울대학교의 훌륭한 건축물들에도 많은 찬사를 보냅니다. 본관과 도서관 등 70년대에 지어진 캠퍼스의 여러 시설들 역시 훌륭한 건축물로 평가합니다. 근대건축이 진화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을뿐 아니라 훌륭한 비례감과 공간구성의 힘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우리 학교의 본관과 도서관, 학생회관은 그 시대의 정신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모두 현대적인 공법과 재료로, 산업시대의 미학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장식과 구조를 배제하고 꼭 필요한 건축의 요소만으로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근대적인 정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 건축물들은 서울대 동문들이 시대의 프론트라인에 서서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던 자랑스러운 전통과 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관의 경우 건물을 기둥으로 들어 올려 본부 앞 잔디광장에서 도서관 쪽으로 시야가 훤하게 뚫려 있고, 도서관은 건축물 안에 길을 담는 등 대담한 공간구성을 보여줍니다. 건물이 내부만을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외부의 흐름과 공간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인프라가 되고자했던 점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였고 또한 성공적인 작업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캠퍼스의 건축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시대를 증언하는 공간의 역사를 존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우리 캠퍼스의 나이가 이제 겨우 서른 넷, 그러나 앞으로 1백년, 2백년 오랜 전통을 키워나갈 것을 믿는다면, 시대를 증언하는 공간들을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세계 유수의 대학들이 과거의 공간을 잘 보존하는 한편, 그 시대의 정신을 표현하는 첨단의 건축공간을 만들어 내듯이 우리 캠퍼스 역시 지난 시간을 간직한 공간들을 잘 가꾸면서, 한편으로는 이 시대에 요구되는 공간을 이 시대의 최선의 미학과 기술로 구현해야 할 것입니다.

 서울문화재단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좋은 건축 공간 중의 하나로 서울대 캠퍼스를 선정해 시민들을 위한 답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캠퍼스는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경치와 가치 있는 건축물들을 누릴 수 있는 좋은 장소입니다. 최근에 들어 서울대의 환경을 더욱 개선하고자 새로운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UI계획도 수립했습니다. 앞으로 캠퍼스의 환경은 구성원들이 관심을 갖고 노력하는 만큼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계절을 맞아 우리 캠퍼스를 한번 돌아보시며 산책해보세요. 단풍이 관악산을 아름답게 메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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