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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동문을 찾아서

제 422호 2013년 05월 (2013-05-21)

모교 교수협의회 李 政 宰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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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교가 법인화로 전환한 지 2년째를 맞이했습니다. 그동안 `서울대 교수들이 법인화에 부정적이다'라는 의견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떠신지요.

 “모교는 1946년 설립된 이후 총장을 정부가 임명해 왔으나 1990년 학원민주화 쟁취를 기점으로 대학구성원이 선출하고 정부가 추인하도록 해 정부의 간섭을 최소화했습니다. 그런데 대학사회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외부의 부당한 간섭 없이 대학 자체적으로 자율에 의해 진리의 탐구와 학생교육의 전통을 이어갈 필요가 생겼고, 상당한 고통을 감수하면서 법인화를 단행했습니다. 당연히 교수와 학생, 직원 등 대학구성원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자율이 주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모든 자율권이 이사회에 국한돼 오히려 법인화 취지에 역행하는 측면이 없지 않아 부정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 대부분의 동문들은 법인화가 됐을 때 대학도 기업처럼 운영되면서 이사회가 의결기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지금 가장 큰 문제는 대학 자율의 주체가 이사회에 국한돼 모든 사안을 이사회에서 심의·의결하고 있다는 것이며, 15명의 이사회 구성원 중 당연직으로 있는 총장, 부총장 2명, 차관 2명 등 총 5명을 제외한 나머지를 이사회 스스로가 뽑는다는 사실입니다. 대학의 모든 자율과 권한을 가진 이사회가 스스로 구성원을 선출한다는 것은 소위 동종교배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다행히 초대에 한해 총장이 이사장을 겸하고 있어 지금은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만, 절대권력 스스로 타락할 것이고 대학이 시비로 가득차게 될 것입니다. 1990년 민주화 시기 이전보다 더 퇴보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 교수협의회에서 제시하는 대안은.

 “`현재의 법을 급하고 필요한 부분만 먼저 수정하자'는 단기적인 대안과 `합리적인 대학을 운영하도록 법을 전면 수정하자'는 장기적인 대안,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장기적으로는 대학과 법인을 나눠 교육 및 연구 등의 기능을 법인에서 독립시켜 운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법인은 이미 설치된 국립서울대를 정부 대신 관리하는 관리자로 제한되고, 대학의 운영은 총장과 교수, 학생 구성원이 운영하는 자치공간이 되는 것입니다.”

 - 단기적인 대안은 무엇인가요.

 “법의 전면 개정은 시간도 많이 소요되고 검토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사안으로 오랜 시간을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따라서 가장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이사회의 자기선출 문제와 총장의 선출문제를 바로 잡아 총장이 대학구성원의 대표권을 가질 수 있도록 긴급하게 조치해야 합니다. 먼저 교직원의 대표기구인 평의원회를 대학구성원의 대표로 다시 구성한 뒤 평의원회에서 총장과 이사를 추천하고 또 임면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갖추게 한다면 상당한 대의적 기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현재 법규는 총장의 해임에 관한 조항이 없습니다. 당연히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의지로만 해임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총장은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총장의 해임요청 권한을 평의원회가 갖게 된다면 외부의 부당한 요구에 `NO'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총장의 책임경영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 선거 당시 정관의 이사회 심의·의결사항에 `교수청원 및 소환제'의 근거를 마련해 총장과 이사회를 견제하겠다고 밝히셨죠. 지금 말씀과 같은 맥락인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모든 사안을 심의·의결하는 이사회의 구성원이 간선에 의해 결정되는 지금의 법인화 체제는 임명권자의 간섭과 의사결정의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부당한 외부의 간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수총의에 따라 정책개선을 요구하는 `교수청원제'와 정책조직의 개선을 요구하는 `교수소환제'를 확립하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 교수들의 처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할 수 있도록 `교수옴부즈맨 제도' 도입에 대해서도 말씀하셨는데요.

 “옴부즈맨(Ombudsman) 제도는 교수 개개인이나 학과 혹은 학부단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 및 이해의 차이를 독립적으로 조사하고 개선을 권고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를 통해 교수님들의 창의적인 연구와 학생의 피교육권을 잘 조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학내에서 이뤄지는 갈등의 문제와 의견차이 해소에 적극 참여해 교수의 학문에 대한 자유와 권리를 지켜나가고자 합니다. 앞으로 옴부즈맨 제도가 활성화되면 소수자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존중해 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 현재 연구 환경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학은 `대화의 장'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 우리 대학은 소통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더욱이 연구 성과로만 평가를 받다보니 `학생들과의 소통에 의해 다음 세대를 양성한다'는 대학 본연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에 적합한 학과가 있고, 반대로 실습에 적합한 학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적으로 연구 성과로만 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게 큰 문제입니다. 모교는 1백50종류 이상의 전공이 있으며 각 전공 내에도 수많은 목표가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학문을 몇 가지 잣대로 계량하는 현재와 같은 시스템에서는 학문의 발전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대학 본연의 업무가 대학평가 순위에 매몰되다 보니 보여주기 식으로 가는 문제가 큰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모교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면.

 “학문에 따라 연구가 우선시 되는 분야와 교육이 우선시 되는 분야 각각의 특성에 맞춰 평가해야 합니다. 단적인 예로 학과 특성상 논문이 아닌 공모를 통해 입상해야만 하는 경우 관련 분야 공모가 1년에 한 번밖에 열리지 않음에도 4번의 우승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고 학과 특성에 맞춰 평가해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죠.”

 - 모교 `평의원회' 또한 대부분의 구성원이 교수님들로 조직된 만큼 상호 협조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아시다시피 법인화 이후 평의원회는 심의 의결기구에서 심의기구로 격하됐습니다. 이로 인해 맡겨진 것에 대한 심의 외에는 할 수 없죠. 소위 불임기구가 된 것입니다. 반대로 저희는 의제를 말할 수는 있지만 비법정 조직이라 공문의 효력이 없습니다. 한마디로 `앉은뱅이'와 `소경, 벙어리' 상태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협력하고자 합니다.”

 - 교수협의회장으로서 총동창회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모교는 지금 세계 초일류대학이 되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교수라는 특정집단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동창회에 섞이기는 어렵겠지만, 모교의 발전을 위해 동문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를 알 수 있도록 동문 여러분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하고,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조언과 채찍질을 해 주시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꺼이 손을 내밀어 도와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사진 = 朴짳載기자·정리 = 林香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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