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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61호 2016년 08월 (2016-08-18)

강동우 성의학 연구소 원장 인터뷰

“건강한 부부생활은 안정된 사회의 밑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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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부부생활은 안정된 사회의 밑바탕”


강동우 성의학 연구소 원장

고위층, 유명 연예인 등의 성 관련 사건이 연일 터지고 있다.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은 대학생들의 ‘카톡방 사건’도 삐뚤어진 성의식에서 비롯됐다. 강동우 성의학 연구소가 지난 6월 조사발표한 ‘한국남녀 성생활 조사’에서 성인부부 35.1%(세계평균 20%)가 섹스리스란 결과가 나왔다. 부부의 성생활 문제가 음성적인 성 산업을 키우고 자녀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바른 부부생활에서 사회적 안정이 온다’는 믿음으로 성의학 연구소를 운영 중인 강동우(의학89-95) 동문을 만나 해법을 들었다.

섹스리스 부부 늘면 사회병폐 커져 “성기능장애, 수술 만능주의 벗어나야”

강동우 동문은 성과학의 메카로 불리는 킨제이 성 연구소에서 한국 의사로 처음이자 유일하게 연수하며 성의학 대가인 밴크로프트(Bancroft) 박사를 통해 성 분야의 정신과, 성심리 분야의 지식을 전수 받았다. 또한, 보스턴으로 옮겨 성기능장애 치료에서 가장 앞서 갔던 보스턴 의대 성의학 연구소에서 골드스틴(Goldstein) 교수로부터 성의학 분야의 비뇨기과적, 산부인과적 지식을 배우는 등 강 동문은 성 분야의 통합적 지식을 갖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고위층 인사, 연예인, 야구선수 등의 성 문제 관련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우리 문화가 보수적이라고 하지만 성과 관련해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이중적이고 지저분하다. 한국만큼 성매매 업소가 많은 나라가 어디 있나. 성매매 특별법이 유명무실하고 이를 통해 통제할 문제가 아니다. 강력하게 처벌하든지 출구를 열어놓든지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성매매를 합법화하자는 쪽이다. 단 준비를 철저히 한 다음에. 성 공론화를 싫어하는 분위기다. 방송에서 이야기하면 퇴폐적으로 취급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 사회는 부부 성생활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 부부사이에 친밀감이 중요한데 교감하는 걸 배운 적이 없다보니 섹스리스 부부만 는다. 그러다 밖에서 욕구를 푼다. 행복한 부부생활이 가정의 안정, 자녀의 정서적 안정, 나아가 사회 안정에 중요하다. 부부의 성은 그래서 아름답고 유지돼야 하는 거다. 성의식 조사는 이런 문제를 계속 공론화하기 위한 방법이다.”

-성의식 조사는 몇 년 단위로 하나.
“4년 주기로 한다. 이번이 두 번째였다. 지난번 조사와 비교해 섹스 횟수에서 세대별 구분이 무의미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섹스리스 부부를 제외한 조사에서 30대부터 60대까지 월평균 2~3회라고 응답한 부부가 많았다. 나이든 사람들의 횟수가 늘어났다기보다 젊은 사람들의 횟수가 줄어들었다고 봐야 한다. 침대에서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잠재된 욕구가 음성적으로 표출되지 않나.
“성에 대한 소중함을 알아야 하고 부부관계에 대해 배워야 한다. 행복한 부부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자녀에게도 대물림된다. 자녀들은 건강한 남녀관계에 대해 부모를 통해 배운다. 금슬 좋은 부모만큼 좋은 성교육 교재가 없다.”

-원만한 부부생활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부부는 각방을 쓰지 말고, 애는 따로 재워라. 어떤 부부는 한 명은 더위를 많이 타고, 한 명은 추위를 많이 타서 각방을 쓴다고 하고 또 남편이 코를 많이 골아서 그렇다는 부부도 있다. 그런데 사람은 적응하게 돼 있다. 각방을 쓰면 당장은 숙면을 취할 수 있고 편하지만, 그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부부 사이는 오히려 멀어진다. 또 부부만의 시간을 의식적으로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경우 자녀에게는 엄청난 에너지와 애정을 쏟으면서 부부 관계를 위해서는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의도적으로 스킨십도 하고 그래야 한다.”

-남자의 경우 발기부전, 조루 등이 부부관계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인식을 했다면 방치하지 말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성기능장애는 여러 심신의 원인들이 복잡하게 얽혀있고, 한 번 제대로 안 되면 또 안 될까 심리적 불안이 이차적으로 붙으므로 이를 함께 다뤄야하고, 상대 성파트너와의 관계문제가 개입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분야를 두루 다룰 줄 아는 게 성의학이다. 성기를 보는 비뇨기과의 조각지식 만으로, 심리적 문제를 보는 정신과의 지식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거두절미하고 시술치료가 너무 흔하게 행해지고 있다. 큰 문제다.”

-조루 치료를 위해 신경차단술 등 외과적 치료법을 권하는 병원이 많다.
“조루에 대한 주된 원인은 사정중추와 교감신경의 항진이 문제다. 일부 환자나 시술을 하는 의사들이 주장하는 귀두의 예민함은 조루의 주원인이 아니다. 세계에서 조루에 대해 신경을 끊어 놓는 방식의 수술을 주로 하는 곳은 한국뿐이다. 신경 차단 조루수술은 무척 간단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외국에서는 이렇게 간단한 수술을 왜 조루 환자들에게 안 할까? 의학 교과서에는 주치료법으로 왜 등재되지 못하고, 국제학회는 왜 공식적으로 이 시술을 반대할까? 효과가 적고, 더군다나 성감손실 등 심각한 부작용의 위험성 탓이다.”

-서두에 거론된 대한민국 성의식 조사에서도 나왔지만 60대도 월평균 2∼3회 섹스 생활을 하는 부부도 많다고.
“예전에는 노년기가 되면 성생활이 힘들다고 생각했지만 의학의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늘었듯 성생활을 즐기는 경우의 평균값이 월 2∼3회이다. 요즘은 호르몬 치료도 있고 발기 보조제 등이 나와서 청·장년기 못지않은 성생활이 가능해진 면도 있다. 중요한 것은 노년기의 섹스는 성행위 자체보다는 스킨십이 더 중요해지는 시기라는 점이다. 기계적이고 좁은 의미의 섹스보다는 좀 더 성숙하고 포괄적인 섹스를 경험해 볼 좋은 기회다. 여성들이 더 선호하는 섹스이기도 하고 만족감이 훨씬 클 수도 있다.”


강동우 성의학 연구소 원장이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이고, 신경해부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성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궁금하다.
“대학시절 친구들의 연애상담을 많이 해줬다. 그러다 보니 이성관계, 특히 성에 대한 관심이 컸다. 소설쓰기를 좋아하기에 인물의 감정분석도 궁금하고, 성심리도 배우고 싶어 정신과 전문의를 우선 택했다. 또 개인적으로 정신과 레지던트 4년차에 병원에서 심한 스트레스로 발기부전을 겪었다. 나 자신한테까지 성 문제가 오면서 성의학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좀 더 공부할 곳을 찾았다. 한국의 의대 커리큘럼 상 특정과의 수련과정에서는 성기능장애를 두루 배우지 않는다. 1년 가까이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의 문을 두드렸지만, 처음엔 쉽게 연수를 허락해주지 않았다. 킨제이 성 연구소는 성분야의 경력이 탁월한 전문가들이 세부 연수를 하러 오는 곳인데, 당시엔 성의학 관련 연구 경험, 논문도 없는 나를 받아줄 리 없었다. 그래도 계속 문을 두들겼다.

무엇보다 한국 성문화의 이중성, 한국에 올바른 성의학이 정착되지 못했고 이를 다룰 전문가가 필요함을 인내심을 갖고 호소했다. 심지어 열정이랍시고, 등단작인 소설 ‘의과대학’의 시놉시스와 2002년 월드컵 붉은 티셔츠를 보내기도 했다. 결국 연구소 심의 위원회에서 나를 ‘브레이브 코리안 닥터’로 부르며 연수를 허락했다. 배울 거 제대로 배우고 싶었다. 운 좋게 성 심리 대가인 밴크로프트에게 1년을 배우고 국제성의학회의 최고 권위자이자, 각종 성의학 교과서의 저자인 보스턴 의대 성의학연구소 골드스틴에게 비뇨기과적 치료에 대해 1년 3개월을 배웠다. 다양한 분야를 두루 배우고, 성기능장애의 치료가 다양한 분야의 통합지식이 필요한 만큼 귀국 직전 골드스틴 박사가 저술한 책의 결론을 쓰는 영광도 누렸다.”

-부인인 백혜경 동문과 사이는 어떤가.
“안 좋다고 할 수 있나(웃음). 지금은 아주 좋다. 하지만 우리 부부도 갈등이 심할 때가 있었고 그래서 부부치료도 궁금했다. 게다가 부부의 성 문제를 다루다 보니 부부갈등이 영향을 주는 부분도 절실히 있기에 아내가 하버드대 부부치료센터에서 공부한 이유가 됐다. 처음엔 아내가 우리 부부의 치료를 권했다. 정신과 의사가 정신과 진료를 받기 뭐해 배워보고 안 되면 치료받자고 했다. 아내가 부부센터에서 배운 대로 관계 문제를 풀려고 했고 아주 좋아졌다. 그런 개인적인 경험이 있어서 환자들의 문제에 내밀하게 접근할 수 있다.”

-앞으로 계획은.
“귀국 후 지난 11년간 참 많은 환자를 치료해줬다. 특히 성기능장애는 예를 들어 발기부전의 경우 단순히 발기가 안 된다고 인공적인 발기약을 주는 것이 아니라 원인치료가 중요하다. 제대로 된 원인치료를 해서 자연발기로 돌아가야 하는데, 대부분은 인공발기를 시키는 발기약, 발기주사, 시술 등에 급급하다. 성의학을 깊이 못 배웠기 때문이다. 지루를 대부분 고치는 곳도 국내에서 우리 병원이 유일하다. 지금까지 해온 진료가 꽃을 피우고 있는데, 사실 한편으로 그렇게 어렵게 배우고 유일하게 알고 있는 학문적 깊이와 진료 노하우를 공개하는 부분에 있어 부담이 있다.
그러나 한국 성문화의 올바른 정착과 한국 성의학 발전을 위해 머지않은 미래에 학술적 노하우를 공개하고 논문이나 책으로 정리하고 싶다. 그 외 한국의 성문화를 바꿀 수 있는 공익사업을 해 보고 싶다. 제대로 된 성 교육기관이나 박물관을 만들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 동안 조각조각 나 있는 글들을 모아 다음 소설을 내고 싶다.” 김남주 기자


강동우 동문은

의학박사, 성의학 전문가. 강동우 S의원과 강동우 성의학 클리닉·연구소 원장을 맡고 있으며 모교 의대 겸임교수와 성균관대 의대 임상교수, 대한성학회 상임이사를 겸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04년까지 미국 킨제이 성 연구소 연구원으로, 2004년과 2005년에는 미국 보스턴대 성의학 연구소 연구원이자 공동치료자로 활동했다. 2005년부터 2014년까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에 300여 편에 달하는 칼럼을 연재했고 2005년 국제 여성성의학회 여성 성기능장애 의학교과서 결론을 집필했다. 400편 이상의 방송에 출연했으며, 2001년 소설 ‘의과대학’으로 문학사상 장편소설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이기도 하다. 부인 백혜경(의학91-97) 동문과 사이에 고등학생, 초등학생 딸을 두고 있다. 경기도 가평에 손수 집을 지으며 노동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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