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1895년 통합개교 1946년
홈  >  총동창신문 

기고

Thank you! Your submission has been received!

Oops! Something went wrong while submitting the form

기고 > 에세이

제 471호 2017년 06월 (2017-06-14)

교수칼럼: 서울대 ‘물맹’ 탈출 작전

한무영 모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조회수 : 1352  좋아요 : 0


서울대 ‘물맹’ 탈출 작전



한무영(토목공학73-77) 모교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 물을 모르면 물맹이다. 자신이 물맹인지 아닌지 진단하는 방법은 쉽다. 먼저 자신이 하루에 물을 몇 리터를 사용하는지, 그리고 변기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물이 몇 리터인지 아는가? 또한 자신이 물을 많이 쓰면, 그만큼 다른 사람이나 자연이 물을 못 쓰며, 또 쓴 만큼 하수가 되어 하천을 오염시킨다는 사실을 아는가? 이와 같은 간단한 질문으로 ‘물맹’을 판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일인일일 평균 물사용량(LPCD: Liter Per Capita Day)은 2015년 기준 282리터이다. 그중 변기에서 버려지는 양은 대략 120리터이다(한번 누를 때 12리터×하루에 10회 누름). 하루에 2리터짜리 페트병 6개 묶음 10개의 무게다. 서울대학교는 2014년 기준으로 일인 일일 평균 물사용량이 172리터나 된다. 이 수치는 다른 사립대학의 2~3배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은 드물다. 세금으로 수도요금을 내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아마도 서울대 구성원은 물론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물맹인 듯하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물부족국가라고 자학하고, 봄마다 가뭄을 겪으면서도 물을 다른 나라(학교)보다 많이 쓰는 것을 알고, 그 수치를 줄이려고 노력하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가난뱅이가 돈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도 모르면서 허투루 쓰는 것과 같다. 돈이 없다고 남의 돈을 빼앗아 쓰는 것과 같다.


2014년 평의원회의 ‘서울대의 물절약과 물문화 개선을 위한 연구’에 따라, 서울대는 최근 들어 물사용량과 공공요금을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즉, 건설환경공학부가 있는 35동부터 변기 전부를 초절수 형으로 바꾸어 일년간 물절약량과 비용절감의 효과를 증명했다. 그에 따라 학교당국은 올해 1월에 약 500개의 수세변기를 초절수형으로 교체하여 물사용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또한 39동과 기숙사의 중수-빗물 하이브리드 시설을 가동하여 화장실 용수를 자급하고 있다. 그 결과로 최근 서울대에서 발생한 단수시 그 덕을 톡톡히 보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호응이 낮고, 예산의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


물 절약이야말로 서울대에서 최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이다. 먼저, ‘물 많이 사용하는 서울대’라는 오명을 씻고, 상하수도 요금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어 변기를 초절수형으로 바꾸면, 2~3년 안에 투자비가 회수되고, 그 다음 부터는 공공요금이 절감되니 돈을 버는 사업이다. 물절약은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다. 세계를 리드하는 선(善)한 인재가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이다. 물절약의 마음은 에너지 절약으로도 이어져 서울대와 우리나라의 과다한 에너지소비도 줄일 수 있다.


가장 먼저 관심을 가질 것은 학교의 화장실이다. 학교에서 가장 물을 많이 쓰고, 안전, 청결, 쾌적함을 추구하면서 모두가 하루도 빠짐없이 사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당국의 제도개선, 졸업생들의 협조, 구성원의 슬기가 필요하다. 


먼저 학교 당국에서는 건물별 물사용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각 건물의 절약노력과 성과에 따른 포상제도만 잘 만들면 모두가 물을 절약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또한 물과 에너지를 종합적이고 선도적으로 관리, 교육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공공요금을 줄이고, 학교의 명예도 살리고, 선한 인재를 키우는 일인데 망설일 이유가 무엇이랴?


동문들의 협조도 구하자. 모교의 후배들이 물낭비왕이라는 불명예를 벗어나도록, 모교 건물에 절수형의 변기나 수도꼭지로 바꾸어 주는 모금을 시작하자. 자신의 지역사회에도 같은 운동을 전개하는 리더가 되자. 교직원과 학생도 이 운동에 동참하자.


학교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아이디어를 모으고, 여기에 IT 기술을 도입하여 수집한 빅데이터를 잘 이용하면 단순한 물 절약을 넘어 서울대 다운 ‘물문화’를 만들 수 있다.


서울대가 바뀌면, 우리 사회가 바뀔 수 있다. 우리의 아주 작은 실천이 커다란 사회문제를 해결한다. 서울대의 성공적인 물맹탈출 작전을 전국의 다른 학교에 전파하고, 사회적으로 확산시킨다면, 우리나라는 앞으로 수 년 내에 믈맹을 탈출하여 물부족 국가라는 딱지를 뗄 수 있다. 또한 물절약을 실천하는 IT기술과 물문화는 전 세계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과거 서울대가 문맹(文盲)을 깨치도록 하여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루는 역할을 하였다면, 지금은 물맹을 깨치도록 우리 사회를 바꾸고,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SDG)에 기여한다는 서울대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연관 신문 기사 

분류
제 목
조회 / 좋아요
호수

Thank you! Your submission has been received!

Oops! Something went wrong while submitting the form

빠른메뉴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