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1895년 통합개교 1946년
홈  >  총동창신문 

인터뷰

Thank you! Your submission has been received!

Oops! Something went wrong while submitting the form

인터뷰 > 화제의 동문

제 478호 2018년 01월 (2018-01-15)

“우리 사회 도움 되는 수의사 기릅니다”

국내 최초 수의인문사회학 가르치는 천명선 모교 수의학과 교수

조회수 : 1059  좋아요 : 0



“우리 사회 도움 되는 수의사 기릅니다”
천명선 모교 수의학과 교수


국내 최초 수의인문사회학 교수
직업윤리·전문성 사회가 요구



유난히 동물 관련 이슈가 많았던 지난해다. 조류독감과 살충제 계란 파동, 반려동물 안전사고 등 동물과 인간 사이의 복잡한 사건들. 그 가운데 ‘좋은 수의사’의 의미도 전문성뿐만 아니라 윤리성과 사회문화적 해석력까지 갖춘 수의사로 더욱 정교해졌다.

이런 흐름을 미리 읽기라도 한 듯 모교 수의과대학은 10년 전부터 수의인문사회학 강의를 시작했다. 강의를 전담해온 천명선(수의학93-97) 모교 수의학과 조교수는 국내에 드문 수의역사학자. 지난 가을학기에 국내 최초의 수의인문사회학 전공 교수로 정식 임용됐다. 지난 12월 21일 관악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난 천 동문은 “계속 해오던 강의와 연구지만 무엇보다 수의학의 인문사회학적 측면을 인정받은 의미가 크다”고 했다.

“의학의 경우 인문사회학적인 접근이 일찍 시작됐어요. 의약분업 등을 거치면서 의사는 어떤 사람이고 사회에선 어떤 의사를 원하는지 명확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죠. 그에 비하면 수의학계는 좀 늦은 편이지만, 수의학의 인문사회학적 측면에 대한 수요는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천 동문의 강의 과목은 ‘수의학의 이해’와 ‘예비 수의사를 위한 자기 계발’, ‘동물-수의사-사회’ 등 세 가지. 예과와 본과 과정에 걸쳐 수의사로서 월등한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당위성, 전문가로서 삶의 균형을 잡는 방법,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윤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외국 수의대에서는 20년 전부터 ‘전문직업성’ 교육의 일환으로 가르쳐온 내용이다.

“광복 이후 면허를 취득한 우리나라 수의사가 2만명이 채 못 됩니다. 굉장히 소수 집단이에요. 이렇게 소수에게 면허를 준다는 건 독점권을 주는 대신에 수의사들이 직업 윤리와 탁월한 실력을 가지고 사회에 도움이 될 것을 기대한다는 뜻이죠. 수의사가 ‘전문직업성’을 가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학기 그는 재난 상황에서의 동물 구조를 주제로 토론식 강의를 했다. 학생들과 함께 동물원 맹수사, 농장, 동물병원, 가정 등 다양한 환경에 따른 동물 대피 프로그램을 짰다. 임상과 테크닉 위주의 커리큘럼에서 조금 ‘튀는’ 그의 강의지만 학생들의 반응은 좋다. 그는 “최근 일어난 동물 관련 문제들이 비단 수의사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그런 문제를 방지하고 빨리 수습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수의사들의 역량”이라고 했다.

“수의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강의를 하나 더 준비하고 있어요. 수의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상황은 다양해요. 동물의 보호자와 언론, 대중, 정치가, 정책 담당자, 생물학이나 식품영양 같은 타 분야 연구자 등과 소통하면서 전문성을 발휘해 전체가 잘 돌아가게끔 하는 것도 수의사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역사를 좋아했던 천 동문은 모교 수의학과와 보건대학원에 진학해서도 과학사와 보건사에 관심을 뒀다. 보대원에선 특히 “병원체를 따라 합리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역학’의 개념이 역사와 닮아서 좋았다”고. 졸업 후 국립 수의과학검역원에 근무하던 중 돌연 휴직계를 내고 독일 유학길에 올랐을 때 그의 손에는 규장각에서 잔뜩 복사해온 한국의 고전 수의학 자료가 들려 있었다. 뮌헨대에서 수의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의 연구 주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의학 서적인 ‘신편집성마의방’. “옛 책을 살펴보니 그 시대의 수의학에선 오늘날 구분해서 다루는 수의사의 기술과 소양, 윤리를 통합해서 다루고 있었다는 게 재밌었다”고 했다.

그는 모교 수의대가 아시아 최초로 미국 수의사회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도 참여해왔다. 빠르면 올해 안에 인증 심사를 받는다. “선진 시스템을 표준 삼아 우리의 것을 점검해보는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수의사 분들께서 수의대가 무엇을 가르치고, 어떤 사람을 길러내는지 좀 더 관심을 가지셔야 해요. 좋은 수의사가 될 사람들을 뽑아 잘 가르치고, 더 건강한 수의사 그룹을 만들 수 있는 수의사를 배출하는 게 수의대의 역할이자 교수인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천 동문은 ‘다다’, ‘하루’, ‘여름’이라는 이름의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어느 여름 유난히 막히던 터널 한가운데서 구조한 ‘여름’을 보면 인간과 동물의 만남도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운명처럼 미답의 길을 걸어온 그는 “이제 모교 외의 학교에서도 수의인문학 교육이 잘 이뤄지도록 교육자를 훈련시키고, 연구 성과를 축적해가고 싶다”는 포부로 얘기를 끝맺었다.


박수진 기자







연관 신문 기사 

분류
제 목
조회 / 좋아요
호수

Thank you! Your submission has been received!

Oops! Something went wrong while submitting the form

빠른메뉴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