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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0호 2018년 03월 (2018-03-15)

교수 칼럼: 모교를 떠나며 남기는 말

김형준 모교 재료공학부 명예교수 정년퇴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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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를 떠나며 남기는 말


김형준

재료공학71-76
모교 재료공학부 명예교수


갈등 에너지를 발전의 에너지로

올해로 우리 대학은 개교 72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국가의 핵심 동량을 배출하였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만큼,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될 만큼 높은 위상을 누려왔습니다. “누군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고개를 들어 관악을 보게 하라”라는 정희성 시인의 시구를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그동안 우리 대학은 민족의 대학, 겨레의 대학으로서 책무를 다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2007년 우리 대학은 ‘20년 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하고 세계의 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하였습니다. 더 많은 자율권을 국가로부터 부여받아 인류사회의 미래를 이끌 선도적인 인재를 양성한다는 것이 그 골자였습니다. 또 2011년에는 우리 대학의 체제가 국립대학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됐습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립대학과 국립대학법인 체제가 혼재하는 가운데 대학이 운영되고 있어 어느 누구도 법인 전환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조속한 시일 내에 법인 체제를 확립하고 미래를 향해 달리는 대학이 되기를 바랍니다. 많은 교수님들이 우려하는 바는 우리 대학이 72살 먹은 노인처럼 굼뜬 행보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대학에 가장 절실한 것은 활력입니다.

우리 대학의 또 다른 당면과제는 구성원간의 갈등입니다. 지난 2년간 시흥캠퍼스 문제로 학생들이 행정관을 2회에 걸쳐 총 228일 동안 점거하였습니다. 점거사태가 진행되는 동안 많은 중재 노력이 있었지만 이렇다 할 결실을 거두지 못한 바 있습니다. 갈등의 원만한 해결과 근본적인 화학적 결합을 위해서는 소통과 대화 채널이 공식화되어 원활하게 작동해야 합니다. 갈등의 에너지를 대학 발전의 에너지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산적한 학내 현안을 공론화하고 함께 토론하는 문화의 정착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합니다.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는 교수, 직원, 학생이지만 그동안 학교 운영에 대한 학생들의 의사 표시는 극히 제한되어 왔습니다. 평의원회를 비롯한 다수의 위원회를 소통과 대화의 창구로 삼아 학내 갈등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올해는 새로운 총장을 선출하는 해입니다. 2006년 총장 선거에서 직원 참여가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교수님들이 직원 참여로 인한 폐해를 우려하셨지만 지난 세 번의 총장 선거를 통해 그런 우려는 기우였음이 확인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학생이 참여하는 첫 번째 선거입니다. 평의원회가 중심이 되어 조정한 참여율 문제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적절한 수준에서 합의됐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는 많은 당면과제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학내 갈등을 봉합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할 총장의 선출이 필요합니다. 장자는 “개가 잘 짓는다고 좋은 개로 인정받는 게 아니고 사람이 능숙하게 말한다고 슬기롭다고 인정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이 지혜롭게 판단하셔서 우리 대학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유능하고 리더십 있는 차기 총장을 선출해야 할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구글이 선정한 미래학자인 미국의 다빈치연구소 소장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이 되면 현존 대학의 절반이 사라진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MOOC와 같은 온라인 교육 플랫폼 대학의 등장은 기존 대학 교육 체계의 대혁신을 몰고 올 기세입니다. 특히 스탠퍼드, 하버드, MIT, 팬스테이트와 같은 미국의 전통 대학도 이미 온라인 대학 설립에 가세했습니다. 구체적인 대비책 없이 민족의 대학, 대학의 세계화라는 슬로건만 요란한 우리 대학이 이와 같은 변혁의 시대를 맞이해 획기적인 발전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우리 사회는 예전처럼 정치인, 판검사, 정부 고위 관료를 많이 배출하는 대학이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될 수 없는 시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대학이 어떤 인재를 양성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이 칼럼은 교수정년식 대표연설을 정리한 것입니다.

▽관련 기사: “수고 많으셨습니다”…이종숙 교수 등 48명 정년퇴임

http://snua.or.kr/magazine/view.asp?seq=13773&gotopage=1&startpage=1&mgno=&searchWord=&mssq=0200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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