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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2호 2018년 05월 (2018-05-16)

스탠퍼드가 하버드로 간 이유

김화진 (수학79-83) 모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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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이런 얘기가 돌아다닌 적이 있다. 1880년대에 하버드대를 다니다 사고로 죽은 아들을 기념하기 위해 스탠퍼드(Leland Stanford) 부부가 하버드에 거액을 기부하려고 찾아왔다. 그런데 당시 엘리어트 총장이 부부의 행색이 남루하다는 이유로 만나주지 않았다. 부부는 할 수 없이 따로 스탠퍼드대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 얘기는 누가 꾸며낸(왜곡한) 것이다. 재미있기 때문에 절찬리에 퍼져나갔다. 그 때문에 학교 측에서는 홈페이지에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과 함께 입증자료를 올렸다. 이 이야기는 한때 하버드에 대한 가장 잦은 질문(FAQ) 리스트에 올라있었을 정도다. 스탠퍼드대도 홈페이지에 이 얘기가 사실이 아니라는 상세한 설명을 올려놓았다.


하버드를 ‘동부의 스탠퍼드’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스탠퍼드가 신흥 명문대학으로 자리 잡은 것에 비추어 보면 이 가짜뉴스가 하버드 입장에서는 매우 곤란한 것이다.


내가 학생일 때만 해도 하버드는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노벨상 수상자도 157명으로 영국의 케임브리지대를 앞선 1위다. 그런데 최근 하버드는 여러 랭킹에서 스탠퍼드, 프린스턴에 추월당하기도 한다. 하버드의 전통적 강점인 생명과학 분야에서조차도 이웃 MIT가 무섭게 도전한다. 하버드라고 해서 혁신과 발전의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하버드를 필두로 한 미국 대학들이 세계의 교육과 연구를 주도하게 된 것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국력과 지정학적 파워가 부상하면서 같이 생긴 일이다. 그러나 지금 세상은 지정학적 파워 외에도 기술력이 모든 것을 좌우한다. 반도체와 스마트폰의 실리콘 밸리가 상징하는 스탠퍼드가 부상하는 이유다.


왜 대학들이 1위 경쟁을 할까. 대학도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승자독식의 세계에서 최고의 브랜드는 최고의 학생과 교수를 끌어들인다. 이들이 가장 창의적인 뭔가(breakthrough)를 이루어 낼 가능성이 높다. 대학뿐 아니라 주변 경제와 생태계에 큰 이익이 생긴다. 스탠퍼드와 실리콘밸리는 동반 성장한다.


하버드를 걱정해 주는 신문 보스턴 글로브는 하버드가 스탠퍼드에 비해 신기술 시대에 과학에 대한 관심과 혁신에 대한 열정이 모자란다고 분석한다. 학교 전체가 1등이라는 현실에 안주해왔고 학부 학생들의 활기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0년간 학교를 이끌었던 파우스트 총장은 오는 7월에 퇴임한다. 파우스트는 높이 평가받는다. 우리는 꿈도 꾸기 어려운 8조원의 기금을 모금했다. 양성평등과 소수민족 지원 차원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현재 하버드대에는 여교수 비율이 53.2%다.
하버드가 미국의 전통적인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는 동안 스탠퍼드는 자유롭게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다. 구글, 인스타그램, 스냅챗 모두 스탠퍼드가 발상지다. 페이스북의 저커버그도 하버드를 그만두고 실리콘밸리로 갔다. AI 분야는 독보적이다. 
대학들 사이의 이 모든 경쟁은 나라 전체에는 유익한 것이다. 우리 대학들도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면서 경쟁을 통해 급성장해야 한다. 서울대가 과거에 안주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한국에서도 스탠퍼드가 출현하기를 기대한다. 공룡들 사이에서 한국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대학이 중심인 지식과 기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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