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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89호 2018년 12월 (2018-12-18)

미술산책<11> 아르침볼도의 ‘한 머리에 담긴 사계절’

수수께끼 회화와 문학가 친구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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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 회화와 문학가 친구의 설명

아르침볼도의 ‘한 머리에 담긴 사계절’




글 조은정 (서양화87-91) 목포대 미술학과 교수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imboldo, 1526-1593)에 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기괴하게 합성된 그림으로 유명한 이 밀라노 태생의 화가는 생애 대부분을 합스부르크 왕실의 막시밀리안 2세와 루돌프 2세 궁정에서 보냈다. 다양한 자연의 동식물과 일상의 사물들을 엮어서 만든 초상화들은 작가 자신의 독창적인 상상력과 더불어 당시 유럽 궁정 사회의 상징과 은유에 대한 애호, 호화로운 장식 취향 등이 어우러진 결과물이었다. ‘한 머리에 담긴 사계절(Four Seasons in One Head)’은 그 가운데서도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오랫동안 세간에서 사라졌다가 21세기에 다시 미술시장에 나타난 이 작품은 현재 워싱턴 국립 회화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아르침볼도의 모나리자’라고 불리고 있다.

아르침볼도는 1563년에 막시밀리안 2세의 즉위를 기념하기 위해서 ‘사계절(봄, 여름, 가을, 겨울)’ 연작을 제작한 바 있었다. 이 연작은 식물학과 동물학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던 황제의 취향에 부합하는 동시에, 신대륙 발견과 더불어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항로 개척 덕분에 당시 유럽 사회에 소개된 희귀한 이국적 수집물들을 반영한 것이었다. 동시대 문헌학자이자 친구였던 그리고리오 코마니니(Gregorio Comanini, 1550-1608)는 이처럼 환상적인 이미지를 통해서 은유적 메시지를 능숙하게 전달하는 아침볼도를 “박식한 이집트인”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한 머리에 담긴 사계절’은 바로 이 친구를 위해서 제작한 것이다.

코마니니는 해당 작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상세한 기술을 남겼다. “심하게 옹이진 나무둥치가 가슴과 머리를 이루고, 패인 구멍이 입과 눈이 되며 튀어나온 가지는 코가 된다. 수염은 이끼 덤불로 만들어졌고 이마에 튀어나온 잔가지는 뿔과 같다. 잎사귀도 열매도 없는 이 고목 둥치는 겨울을 의미한다. 그 자신은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않지만 다른 계절들의 산물에 의지한다. 가슴과 어깨에 달린 작은 꽃들은 봄을, 잔가지 주변에 매달린 곡식 이삭과 어깨를 덮은 짚불, 귀에 매달린 체리와 뒤통수의 자두는 여름을 상징한다. 그리고 머리 위로 돋아난 사철 담쟁이 덤불에 반쯤 가려진 청포도와 붉은 포도, 사과는 가을을 의미한다. 이마 한 가운데 돋아난 가지들 중 하나는 껍질이 반쯤 벗겨져 있는데 흰 속살에 ARCIMBOLDUS F.(아르침볼도가 만들었다)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이 작품이야말로 진정한 회화의 묘미를 보여주는 것으로서, 이를 직접 보는 사람이라면 흡족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친절한 설명이 아르침볼도의 회화가 지닌 매력을 오히려 반감시키는 듯하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대상에 더 끌리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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