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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2호 2019년 03월 (2019-03-14)

베니스의 고민

홍지영 SBS 정책문화팀 선임기자 칼럼

조회수 : 1101  좋아요 : 0

느티나무칼럼

베니스의 고민


홍지영
불문89-93
SBS 정책문화팀 선임기자
본지 논설위원
관언회 여기자회 회장


2005년, 파리 특파원 시절, 베니스 영화제 출장을 간 적이 있다. 박찬욱 감독의 한국 영화 ‘친절한 금자씨’가 수상 가능성이 유력해지면서 가까운 파리에서 출장을 가게된 거다. 친구들은 “좋겠다. 베니스 영화제 출장이라니!”라고 부러워들 했지만, 전혀 부러워할 일이 아니었다. 숙소를 갑자기 구하느라 영화제가 열리는 리도 섬에 구할 수가 없었다. 근처 다른 섬, 어느 구석인지 모를 숙소를 간신히 잡았는데, 인터넷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숙소는 공동화장실에 침대 하나 달랑 있는 방이 전부였다. 프레스센터가 열리는 시간에는 거기서 비벼대고, 그게 안 되면 통신이 되는 카페에서 시간 보내다가 숙소에는 최대한 늦게 들어가서 잠만 자고 오는 출장이었다. 나폴레옹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응접실’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산 마르코 광장은 출퇴근길에 지나다니는 곳에 불과했다. 힘든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허탈해서, 다음해 봄에 결국 휴가를 내고 다시 베니스에 가서 제대로 구경하고 온 기억이 있다. 

5월 초 개막하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약 6개월 동안 이어진다. 베니스는 평소 때도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는다. 온 세계 미술계의 관심이 한곳에 모이는 격년제 비엔날레 기간에는 그야말로 숙소 전쟁이 벌어진다. 웬만한 숙소는 이미 몇 개월 전에 예약이 다 끝났다. 미술계 관계자들이 선점하는 탓이다. 행사일이 가까워질수록 숙소는 몇 배 가격으로 뛰어 오르지만 그래도 숙소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 작은 섬들로 이뤄진 베니스는 행사가 벌어지는 섬에 숙소를 잡지 못하면 교통수단도 불편하기 때문이다. 곤돌라라고 하는 수상 버스나 수상 택시밖에 없어,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다.  

더구나 5월의 베니스는 미술과 상관없는 관광객들만으로도 꽉 차기 때문에 늘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세계적 오버투어리즘의 대명사가 될 정도다. 1987년 베니스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유네스코는 오는 7월 베니스를 ‘위기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지정할지 여부를 심사할 예정이라고 할 정도로 베니스의 상태는 심각하다. 


2005년 필자가 베니스영화제 취재 당시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간 3,000만명이 베니스를 찾는 것으로 집계됐다. 베니스 의회는 관광객들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지난 연말 베니스에 들어오는 모든 관광객들에게 최대 10유로의 방문세를 걷기로 결정했다. 입항하는 배들에게는 입항세, 호텔에 숙박하는 여행객에게는 숙박세를 걷고 있는데, 이제는 당일치기 관광객들에게도 돈을 받겠다는 거다. ‘베니스의 상인’들의 후예답게 일단 생긴 문제를 돈으로 해결해보겠다는 취지지만 예술의 도시 베니스는 예술과 문화유산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셈이다.

이런 역설적인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2년 만에 다시 비엔날레가 열린다. 

특히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는 특히 한국작가 작품이 대거 소개된다. 한국 미술 관계자들은 물론, 전 세계 평론가와 애호가들에게 한국 작품이 얼마나 관심을 모을 지도 중요한 포인트가 되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만의 특징인 국가별 전시관, 한국관은 올해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 예술가들이 꾸민다. 김현진 예술 감독과 함께 남화연, 정은영, 제인 진 카이젠 등 3명의 여류 작가는 각각 안무가 최승희, 여성국극, 그리고 바리 설화를 주제로 영상 설치 작품들을 선보인다. 

처음으로 전시회가 통째로 수출, 전시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해 지난 2월까지 서울에서 열렸던 ‘윤형근전’이 비엔날레 기간에 그대로 전시되는 것이다. 베니스 시립 포르투니미술관측의 초청으로 열리게 됐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사위이기도 한 윤형근은 한국 단색화의 대표 화가로 꼽힌다.

또 하나가 더 있다. 한국 작가들의 팝업 프로젝트로, 국립현대미술관과 SBS 문화재단이 지난 2012년부터 선정해온 올해의 작가상 작가들이 펼치는 전시가 올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여기에 가장 중요한 본 전시에 참가하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까지 포함하면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는 어느 해보다 다양한 장르로, 한국 작품들을 세계에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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