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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5호 2019년 06월 (2019-06-17)

정성희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장 칼럼

가짜뉴스 권하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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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춘추

가짜뉴스 권하는 사회


정성희
국사82-86
동아일보 미디어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누가 요즘 신문을 봐요? TV도 안 봐요. 우리는 유튜브 봐요.” 아이들은 그렇다고 치고 신문의 오랜 독자층이었던 60, 70대까지 이런 말을 할 때는 걱정스럽고 속상하다. 종이에서 동영상으로.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지만 미디어의 진짜 위기는 이런 플랫폼의 변화가 아니라 동영상과 SNS 매체를 타고 퍼지는 가짜뉴스다.

가짜뉴스(fake news)는 뉴스 형식으로 허위사실을 표현한 것이다. 선거철마다 유언비어니 흑색선진이니 하며 허위사실이 돌아다닌 게 다반사인데 왜 뉴스 형식이 문제가 될까. 뉴스 형식을 취한다는 것은 누군가가 언론의 공신력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허위정보를 퍼뜨린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다. 

알다시피 가짜뉴스는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큰 문제가 됐다. 뉴스 및 엔터테인먼트 웹사이트인 버즈피드에 따르면 미국 대선 막바지 3개월 동안 페이스북 공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것과 같은 가짜뉴스가 신문 방송 온라인 언론이 생산한 뉴스보다 더 많은 공유와 반응, 댓글을 이끌어냈다. 이것이 전통적인 여론조사기관이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유튜브나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급되는 가짜뉴스의 정치적 영향력은 우리나라에서도 위력적이다. 극심한 사회갈등과 감성적인 국민성, 높은 SNS 이용률은 가짜뉴스가 퍼지는 데 더없이 좋은 토양이 되고 있다. 

어떤 뉴스가 가짜이고 진짜인지 일일이 확인을 할 수 없지만 1인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뉴스 상당수가 가짜뉴스일 것으로 본다. 1인 매체에는 뉴스생산 과정에서 올드미디어가 갖고 있는 게이트키핑(문지기)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짜뉴스라 해도 100% 가짜는 드물다. 움직일 수 없는 팩트에다 허구를 교묘히 섞기 때문에 구분이 어렵다. 가짜뉴스는 저널리즘의 위기를 보여준다. 가짜뉴스를 걸러낸답시고 많은 언론이 팩트 체크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팩트인 뉴스를 체크한다는 것 자체가 형용모순이며 저널리즘에 대한 불신을 확산시킨다. 가짜뉴스가 현대사회의 산물은 아니다. 이른바 ‘카더라’ 통신과 음모론은 가짜뉴스의 선배다. 역사는 과학이 미신을, 진실이 허구를 밀어낸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발 하라리가 재치 있게 지적한 대로 ‘어떤 가짜뉴스(처녀가 아이를 낳았다)’는 100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숭배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즉 가짜뉴스는 사람들이 ‘믿고 싶어 하는 뉴스’라는 것이다.

인간에게는 본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이 있다. 게다가 지금처럼 이념 계층 세대 성별 간 갈등과 혼란이 극심한 세상에서 진실만을 탐색하라는 건 평범한 이들에게 너무 어려운 요구가 아닐까. 세상과 자기 삶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 한 가짜뉴스는 끝없이 소비된다. 요컨대 문제는 가짜뉴스가 아니라 가짜뉴스를 부르는 사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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