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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92호 2019년 03월 (2019-03-14)

“늦은 일이란 없지요, 마흔 넘어 시작한 클라리넷”

클라리넷 연주하는 변호사 김재승 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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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일이란 없지요, 마흔 넘어 시작한 클라리넷”

김재승(사법84-88) 예헌 대표변호사




법률가의 삶 풍성해졌어요
독주회 열고 대규모 협연도


음악을 희구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일까. 많은 이들에게 악기 연주는 ‘미완의 로망’이다. ‘로망’의 실현을 방해하는 요소는 많다. ‘연습할 시간이 될까’, ‘아내가 반대하겠지’, ‘돈이 많이 들 거야’,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재능도 없는데…’.

변호사이자 클라리네티스트인 김재승(사법84-88) 동문. 자타공인 ‘음악 권하는 법률가’인 그는 말한다. “모두 핑계일 뿐, 늦게 시작하면 더 일찍 할 걸 후회하고, 시작 못하고 있어도 여전히 미련이 남는 게 음악”이라고.

김 동문 자신도 마흔 넘어 클라리넷을 시작했다. 판사 시절 ‘법률가의 건조한 삶을 채워보자’는 마음에 찾은 3개월에 10만원짜리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가볍게 시작한 악기는 손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10년 후 아마추어 연주자 최초로 정식 독주회를 열었다. 지난해엔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협연자로 초청돼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까지 했다. 부산지법에 재직할 때 판사들과 클라리넷 앙상블을 만든 일화는 유명하다. 지난 2월 21일 서초동 법무법인 예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클라리넷은 음역이 넓고 음색이 다채로워요. 드라마 속에서 갈등하는 등장인물의 내면을 보여줄 때 예외 없이 배경음악으로 클라리넷 선율이 흐릅니다. 그만큼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데 좋은 악기예요. 음악에서 새 소리, 사람의 웃음소리처럼 자연의 소리를 흉내낼 때도 틀림없이 클라리넷이 쓰이죠.”

클라리넷은 목재로 된 초보용 악기가 100만원 선이고 합성수지 소재는 더 저렴하다. ‘고고익선’인 다른 악기에 비하면 아마추어도 좋은 악기를 비교적 쉽게 손에 잡아볼 수 있다. 소모품인 리드를 교체하면서 오래 쓸 수 있는 악기다.


2018년 4월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협연자로 초청돼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모습



‘관악기라 더 어렵지 않을까, 폐활량이 적은데 어쩌나’ 선입견 섞인 질문에도 대답은 명쾌했다. “관악기는 단선율이에요. 피아노나 기타처럼 동시에 여러 음을 내는 악기가 훨씬 어렵죠. 대학교 때부터 기타를 쳤지만 다선율 악기는 양손이 따로 치면서 박자도 쪼개야 하는 순간이 오면 굉장히 어려워져요. 나이 들어서 시작하기엔 관악기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좋습니다.” 폐활량의 적고 많음보다 공기를 낭비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쓰는 게 관건이고, 그러려면 손가락의 움직임이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설명. 결국, 연습이 답이다.

“연습은 정직합니다. 다만 효율적으로 연습해야 해요. 결국 악기 연주는 신체의 움직임이에요. 안 되는 부분을 해결하려면 단순히 많이 움직이기보다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해 확실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합니다. 공부할 때도 그랬지만 악기 연습도 효율적인 방법을 많이 연구했어요.”

악기 연주는 그의 오랜 콤플렉스까지 해소했다. “어렸을 때부터 수줍음이 많아 남들 앞에서 말하기를 꺼렸어요. 판사로서 직업적인 훈련은 됐지만 여전히 힘들었죠. 악기를 하면서 어떤 연주 요청이 들어와도 거절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게 됐어요.”

음악 하는 법률가로 주목을 받아 생각보다 연주할 기회가 많았다. 음을 틀려서 창피를 당해도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포기하지 않았다. 발표란 발표는 모두 기피했는데 이제 연주는 물론 법정에서 PT 형식의 구술변론을 척척 해낸다.

“일종의 법정에서 이뤄지는 연주라고 생각해요. 음악하는 친구들은 제가 이런 직업이라서 연주할 때 떨지 않는다고 하는데 사실은 음악과 본업이 상호작용해온 거죠. 연주자와 법률가라는 두 개의 아이덴티티를 같이 성장시키는 일이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김 동문은 사법시험(32회) 합격 후 서울지법, 서울고법 판사와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창업자 김인섭 변호사의 외아들이다. 악기를 시작한 후 하루도 연습을 거른 적 없지만 1년 전 법무법인 예헌을 설립한 후론 잠시 쉬고 있다. “하나에 마음을 쏟으면 전념하는 성격이에요. 지금은 회사가 제 취미인 셈이죠. 음악을 안 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이미 못 되기에 어느 시점엔 다시 시작할 겁니다.”

아직도 ‘내가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까’ 주저하고 있다면, “재능이란 남들보다 뭔가를 더 좋아하는 마음을 선물받은 것일 뿐”이라는 김 동문의 말이 해답이 될 것 같다.

박수진 기자




▽김재승 동문의 연주 영상. 유튜브 등에서 김 동문의 연주 영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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